14일 저녁시편

시편 73-74편

73편

1 하느님은 참으로 이스라엘에게 어지시고 ◯ 주님은 마음이 깨끗한 사람을 축복하시거늘,
2 나는 실망으로 미끄러져 ◯ 거의 넘어질 뻔하였습니다.
3 이는 어리석은 자들을 부러워하고 ◯ 악한 자들이 잘 사는 것을 시샘한 탓이옵니다.
4 그들은 피둥피둥 살이 찌고 ◯ 고생이 무엇인지 조금도 모릅니다.
5 사람들이 당하는 고통을 겪지 않으며 ◯ 사람들이 당하는 쓰라림은 아예 모릅니다.
6 거만이 그들의 목걸이요. ◯ 횡포가 그들의 나들이 옷입니다.
7 그 비계 덩어리에서 악이 나오고 ◯ 그 마음에서 못된 생각이 흘러 넘칩니다.
8 그들은 코웃음치며 악을 뿌리고 ◯ 거만하게 을러대며 억누릅니다.
9 하늘을 쳐다보며 욕설 퍼붓고 ◯ 혓바닥으로 땅을 휩쓸고 다닙니다.
10 그리하여 내 백성마저 그들에게 솔깃하여 ◯ 그들의 물에 흠뻑 젖어 들었습니다.
11 그들은 말하기를 “하느님이 어떻게 알랴, ◯ 가장 높은 분이라고, 세상 일을 다 알 수 있느냐?”
12 그들을 보소서. 그들은 악인이어도, 몸은 항상 편하고, ◯ 재물은 늘어만 갑니다.
13 나는 과연 무엇하러 마음을 맑게 가졌으며 ◯ 깨끗한 손으로 살았습니까?
14 이렇게 종일토록 얻어맞고: 잠만 깨면 받는 것이 책벌이라면, ◯ 무슨 소용이 있습니까? 
15 나도 그들처럼 말하며 살고 싶었지만 ◯ 그것은 당신 백성을 배신하는 일입니다.
16 이 문제를 풀려고 혼자 깊이 생각하였으나 ◯ 내가 풀기에는 너무나 고생스러웠습니다.
17 그러나 마침내 당신의 성소에 들어 와서야 ◯ 악한 자의 종말을 깨달았습니다.
18 당신은 그들을 미끄러운 언덕에 세우셨고 ◯ 패망으로 빠져 들게 하셨습니다. 
19 삽시간에 당한 그들의 처참한 최후, ◯ 공포에 휘말려 끝장나고 말았습니다.
20 잠에서 깨어난 사람의 허황한 꿈처럼, ◯ 주님은 일어나셔서, 그들의 몰골을 멸시하십니다.
21 내 마음이 쓰라렸을 때, ◯ 창자가 끊어지는 듯 아팠을 때,
22 나는 미련하여 아무 것도 몰랐습니다. ◯ 당신 앞에서 한 마리 우둔한 짐승이었습니다.
23 그래도 나는 당신 곁을 떠나지 않아 ◯ 당신께서 나의 오른손을 잡아 주셨으니, 
24 나를 타일러 이끌어 주시고 ◯ 마침내 당신의 영광 속으로 받아주소서.
25 하늘에 가도 나에게는 당신밖에 없사옵고: 땅에서도 당신만 계셔 주시면, ◯ 그 이상 무엇을 더 바라리이까?
26 이 몸과 이 마음이 다 시들어도: 하느님은 언제나 내 마음의 반석, ◯ 내가 받을 몫의 전부입니다.
27 당신을 떠난 자 망하리니, ◯ 당신을 버리고, 다른 신을 섬기는 자 멸하시리이다.
28 하느님 곁에 있는 것이 나는 좋사오니, ◯ 이 몸 둘 곳 주님뿐이시라.
28* 수도 시온의 성문에 서서 ◯ 하신 일들 낱낱이 선포하리이다.
 

74편

1 하느님, 어찌하여 끝까지 우리를 버리시며, ◯ 어찌하여 당신 목장의 양떼에게 진노하십니까?
2 기억하소서. 한 옛날부터 당신께서 값주고 사신 ◯ 이 백성을 기억하소서. 
2* 당신 소유로 속량하신 이 지파를, ◯ 당신의 처소로 정하신 시온 산을 기억하소서.
3 끝없는 페허가 된 이곳으로 발길을 옮기소서. ◯ 원수들이 성소 안을 휩쓸었습니다.
4 원수들은 당신의 백성이 모이는 곳에서 고함을 치며 ◯ 승리의 표로 저희 기를 여기저기 꽂았습니다.
5, 6 그들은 나무를 찍는 나무꾼처럼 ◯ 모든 문들을 도끼와 망치로 짓부수며,
7 당신의 성소에 불을 지르고 ◯ 당신의 이름을 모신 성막을 뒤엎고 더럽혔습니다.
8 우리를 단번에 멸종시키리라 작정하고는 ◯ 나라 안의 거룩한 예배소를, 모두 불질러 버렸습니다.
9 우리에게는 하늘의 표적도 없고, 예언자 또한 없어 ◯ 이 일이 언제까지 계속될지 아무도 모릅니다.
10 하느님, 언제까지 적군의 모욕을 참으시렵니까? ◯ 언제까지 원수들이, 당신의 이름을 모독하리이까?
11 어찌하여 당신 손을 사리시옵니까? ◯ 어찌하여 오른손을 품안에 품고만 계시옵니까?
12 하느님은 처음부터 나의 임금님, ◯ 땅 위 모든 곳에서 구원을 이루시는 분이옵니다.
13 당신은 그 크신 힘으로 바다를 가르시고 ◯ 바다 위에 솟은 괴물들의 머리를, 짓부수신 분이옵니다.
14 레비아단, 그 머리를 깨뜨리시고 ◯ 그 고기로 사막의 짐승들을 먹이신 분이옵니다.
15 샘을 터뜨려 물길을 트시고 ◯ 유유히 흐르는 강물도 말리셨습니다.
16 낮이 당신의 것이니, 밤 또한 당신의 것, ◯ 해와 달을 제 자리에 놓으신 분도 당신이십니다.
17 땅의 경계들을 정하신 이도 당신이시요, ◯ 여름과 겨울을 마련하신 이도 당신이십니다.
18 주여, 기억하소서. 원수들이 당신에게 악담을 퍼붓고 ◯ 미련한 백성이 당신의 이름을 모독합니다.
19 산비둘기 같은 당신의 이 백성을 저 들짐승에게 넘겨주지 마소서. ◯ 이 가련한 백성의 생명을 길이 잊지 마소서.
20 땅의 구석구석이 폭력의 도가니이오니 ◯ 당신께서 맺어 주신 계약을 기억하소서.
21 억눌린 자, 부끄러워 물러가지 않게 하시고 ◯ 가난하고 불행한 자, 당신 이름을 찬양하게 하소서.
22 일어나소서. 하느님, 정의를 밝히소서. ◯ 날마다 당신을 모독하는, 미련한 자를 기억하소서.
23 아우성치는 당신 원수들을 잊지 마소서. ◯ 당신의 적대자들, 그 고함소리 높아만 갑니다.